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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상식

프루스트 현상(Proust)

by 예얍베이비 2021. 7. 17.
냄새로 기억하다

 


 오래전 호주 시드니 번화가에 있는 카페에서 일 한 적이 있다. 시드니에는 카페들이 무수히 몰려있었는데, 카페에 가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쯤에 일어나 6시까지 카페에 도착할때 쯤이면 이미 아침 오픈 준비로 많은 카페가 커피 향을 내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커피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원두 향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 수도 없을 때였다. 그러나, 수개월을 아침 출근길 사람들에게 내어줄 원두와 갓 구워낸 빵 냄새 속에서 지내면서 처음의 낯설었던 냄새도 친숙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오고 몇 년이 지났을까. 백화점을 갔는데 갑자기 몇 년 전 호주 생활이 마구 생각나기 시작했다. 평소 카페에 갔을 때는 맡을 수 없었던 그리운 옛 냄새가 내 후각을 자극하며 나를 시드니의 추억 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모습이나 소리뿐 아니라 냄새로도 과거를 회상하기도 한다. 지나가던 사람의 향수 냄새가 마치 전 연인의 냄새였던 것처럼. 이와 같이 냄새나 향기로부터 자극을 받아 과거를 기억해 내는 것을 프루스트 현상(Proust effect)이라고 한다. 냄새가 기억을 저장하고 재생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로부터 유래했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 마르셀은 홍차와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이와 관련한 여러 연구자료가 있으며 후각을 통한 기억은 시각이나 청각을 통한 기억보다 더 오래 남고, 감정적 느낌 또한 다른 감각들보다 더 강하게 남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어떤 사건의 기억들이 뇌의 지각중추에 흩어져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따라서, 흩어져 있는 감각신호 중 하나를 자극해도 기억과 관련된 다른 감각신호들이 일제히 반응하면서 전체 기억도 떠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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